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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녤옹

 

 

 

* 월간 9월호 부터 이어지는 시리즈 작품입니다.

 

 

 

 

 

 

 

 

 

 

 

 

다니엘, ! 하지 마.”

, 내 또 뜯었어요?”

이리 줘봐.”

 

다니엘은 자신에게 내밀어진 성우의 손바닥 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손을 올렸다. 피나잖아. 미간을 좁히며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는 성우의 목소리에, 다니엘은 흘러내리는 자신의 안경을 추켜올렸다. 그리곤 상체를 움직여 좁혀진 성우의 미간 위에 입을 맞췄다. 성우는 시선을 다니엘의 손끝에 둔 채, 안 아파? 걱정스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니엘은 성우의 미간에서 눈가, 볼에 연신 입을 맞춰대다, 결국 자신의 얼굴을 밀어내는 성우로 인해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이 버릇을 어떻게 고쳐야할까. 성우가 여전히 미간을 좁힌 채 중얼거리자, 다니엘은 자신의 손톱 주변에 맺힌 핏방울을 바라봤다. 그런 다니엘의 시선에 성우의 정수리가 잡혔고, 손끝엔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 이건 반칙이죠.”

소독하는 거야.”

어제 책장 정리하다가 책이 다 쏟아졌지 뭐예요.”

그래서?”

어깨도 다쳤는데.”

 

그러니까. 그래서? 성우가 소리 내 웃으며 되묻자, 다니엘은 그대로 성우를 소파에 눕히곤 그 위에 올라탔다. 저번엔 고양이가 긁어서 다쳤고요, 요전번엔 출판사 책장에 부딪쳐서 긁히고, .. 다니엘이 성우의 얼굴 곳곳에 입을 맞추며 자신이 다친 곳을 떠들어대자, 성우는 양손을 뻗어 다니엘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 , 다친 게 뭐 자랑이라고. 자신을 올려보며 나른하게 중얼거리는 성우의 목소리에, 다니엘은 탄성 같은 한숨을 내쉬었다. 성우씨. 다니엘의 낮은 부름에 성우는 내리깔았던 눈을 바로 뜨며 웃었다. 그렇게 불러주면 좋더라.

 

 

 

다친 곳 전부 소독해줘요.”

소독약 발라주면 되지?”

아마추어야?”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바로 되물어오는 다니엘의 날선 목소리에 성우는 결국 소리 내어 웃었다. 그리곤 한 팔로 다니엘의 목을 감싼 뒤, 다른 쪽 손으로 소파를 짚어 상체를 일으켰다. 성우가 일어서자 저절로 몸을 일으키게 된 다니엘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 묵묵히 성우의 다음 행동을 기다렸다. 성우는 가볍게 소파에서 내려와 선 뒤, 아직 소파에 앉아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는 다니엘에게 손을 뻗었다.

 

 

 

다니엘, .”

여기요.”

소독하러 가자.”

와씨, 당신은 무슨 말을 해도 왜 이렇게 야한 거예요.”

 

재빠르게 자신의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선, 자신을 끌고 침실로 성큼성큼 향하는 다니엘의 넓은 등을 향해 손을 뻗은 성우는, 손끝으로 조심스럽게 다니엘의 등을 쓸어내렸다. 그러다 네 번째 손가락에 새겨진 타투에 성우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얼른 손을 끌어내렸다.

 

손톱 주변의 살을 뜯는 다니엘의 버릇. 성우는 그 버릇을 목격할 때마다 말없이 손끝을 잡아주거나, 살을 뜯는 다니엘의 손이나 입술을 살짝 때려주거나, 혹은 쓰읍! 하는 소리를 내어 다니엘을 놀래키곤 했다.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해선 깨끗해진 손톱 주변이, 다니엘이 꽤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지만, 오늘처럼 어쩌다 잘못 뜯어서 피를 보는 날이면 성우는 말없이 다니엘의 상처를 티슈로 꾹 눌러주곤 했었다. 오늘처럼 자신의 입안에 다니엘의 손끝을 담진 않았다는 말이다.

 

 

 

소독 받고 싶어서 또 뜯으면 어쩌죠?”

이렇게 소독해주는 건 오늘이 마지막. 다음부턴 소독약을 들이부을 거야.”

성우씨, 은근히 독한 구석 있는 거 알죠.”

잘 알아. 그래서 뺄 줄도 몰라. 그러니 다니엘, 마음껏 해도 돼.”

당신 가끔 너무 위험해요.”

 

다니엘의 중얼거림에 성우는 다니엘의 손을 잡았다. 양손으로 다니엘의 손을 잡아 자신의 얼굴로 끌어온 성우는, 다니엘의 손등에 볼을 비벼대며 눈을 감았다. 온몸에 닿아오는 다니엘의 온기 덕분에, 잔뜩 긴장하여 묘하게 서늘했던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아마 나는 평생 이 온도에게만 평온함을 느낄 거라고, 성우는 감은 눈 안으로 생각했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의 감은 눈가 위에 입을 맞춘 채 두 사람만의 움직임을 시작했다.

 

 

 

*

 

 

 

성우씨. 여기 왜 이래요?”

으응? ?”

옆구리 뒤쪽. 상처 심한데?”

, 긁었나봐. 샤워하고 약 바를게.”

바디버터 안 맞아? 또 간지러워요?”

겨울엔 어쩔 수 없지, .”

어쩔 수 없는 게 어디 있어. 피부가 다 긁혔는데.”

 

나른함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침대에 엎드려있던 성우는, 자신의 옆구리 뒤쪽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선 날선 목소리를 내는 다니엘을 빤히 내려 봤다. 내 걱정을 해주는 건 확실히 알겠지만, 약간 보복성의 잔소리 같기도 하고. 성우가 여전히 나른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자, 다니엘은 성우의 상처 위에 입을 맞추곤 성우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자신의 목덜미에 닿아오는 따뜻한 입술에, 성우는 자신의 손을 덮은 다니엘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이대로 잤으면 좋겠다. 하품을 하며 나른하게 중얼거리는 성우완 다르게, 다니엘은 잠긴 목을 잔기침으로 풀어낸 뒤 입술을 열었다.

 

 

 

나랑 병원 가요.”

가도 똑같아. 오히려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이 더 안 맞고.”

약이라도 먹자고.”

피부과 약 먹으면 속 뒤집어져요. 알잖아, 나 속 예민한 거.”

성우씨 예민한 거야 내가 잘 알지. 그래도 계속 저 지경으로 둘 순 없잖아요.”

손톱 더 다듬을게.”

안 긁으려고 노력해야죠.”

알았어. 그 노력도 할게. 다니엘, 우리 잘까?”

성우씨 자요. 내가 씻겨줄게.”

 

그럼 잘 수가 없잖아. 잠결에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투정을 부리는 성우의 머리칼에 입을 맞춘 다니엘은, 그대로 성우를 안아 올리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정말로 잠이 밀려오는지, 평소의 차분한 모습과는 조금 다른 성우가, 다니엘의 쇄골을 살짝 이로 물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금 딱 잠들기 좋았단 말이야. 성우의 투정에 맞춰 마른 등을 토닥여주던 다니엘은, 욕실로 들어가 욕조 턱에 걸터앉아선 자신의 위에 성우를 앉혀주었다. 온몸에 힘을 빼고 축 늘어진 성우의 허리와 등을 한 팔로 감싸 지탱해주는 다니엘이 욕조에 물을 받을 동안, 성우는 그런 다니엘의 어깨에 이마를 퉁겨내다가, 이로 살살 물다가, 결국은 볼을 기대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다니엘은 수건에 물을 잔뜩 묻혀 천천히 성우의 몸을 조금씩 적셔준 뒤, 아예 성우를 끌어안은 채 욕조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따뜻한 물속에 몸이 잠기자 성우가 뒤척였고, 다니엘은 익숙하게 성우의 볼에 입을 맞추며 젖은 수건으로 마른 등을 훑어주었다. 성우는 가끔씩 관계 후에 유독 졸음에 빠져들 때가 있다. 처음 그런 성우를 마주했을 때의 다니엘은, 당황하여 어쩌지도 못한 채 무작정 성우를 깨우다 잔뜩 날이 선 성우와 만났었다. 그 후로 몇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그 상황들을 거쳐 온 다니엘은, 이젠 익숙하다는 듯 잠든 성우를 달래가며 씻겨주는 능력을 터득해냈다.

 

 

 

예쁜 몸에 이기 뭐꼬.”

 

다니엘은 성우의 어깨에 턱을 기댄 채 고개를 숙여 상처를 내려 봤다. 성우의 왼쪽 옆구리 뒤쪽엔 손톱으로 잔뜩 긁힌 상처가 자신의 손바닥만큼 퍼져있었다. 어느 한곳도 예민하지 않은 곳이 없는 듯, 성우는 유독 피부도 예민했다. 특히나 겨울이 오면 유난히 건조해지는 피부였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은 성우에게 제 피부를 긁도록 짓궂은 장난을 치곤 재빠르게 도망쳤다. 성우는 매번 그 장난에 넘어가선 길지도 않은 손톱으로 피부에 생채기가 날 정도로 긁어대곤 했다. 자신도 모르게 잠결에 긁어대거나, 책이나 티비에 집중한 틈에 긁어대거나. 스스로 자각 하지 못한 채 수시로 긁어대는 통에, 요즘 들어 유독 마른 몸 곳곳에 상처가 가득했다.

 

다니엘은 자신의 가슴팍에 기대선 완전히 잠든 성우의 몸 곳곳을 조심스럽게 닦아준 뒤 샤워기로 성우와 자신의 몸을 적셨다. 젖은 수건으로 상처 위를 덮어주자, 성우는 잠결에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였다. 독하다, 독하다 했지만, 이 지경이 될 정도로 긁어대다니. 다니엘은 수건을 들춰 성우의 상처 주변을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쓰다듬었다. 그런 자신의 손톱 주변은 빨갛게 피딱지가 내려앉아있음에 다니엘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가 입술을 입안으로 빠르게 말아 넣었다. 하여튼 우리 둘 다 똑같다니까요. 다니엘이 성우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간 뒤 작게 속삭이자, 성우는 잠결에 고개를 끄덕이며 더욱 다니엘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Hands on me. 04.

겨울의 짓궂은 장난인 너의 버릇.

w.겟어거스트

 

 

 

 

 

 

 

 

 

 

우리 이렇게 해요.”

?”

 

오랜만에 느긋하고 평온한 오전을 보내던 중이었다.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침대 위를 벗어나지 않고 한 시간 정도를 뒹굴었다. 겨우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와서도, 두 사람은 소파에 몸을 눕힌 채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을 고르던 중이었다. 아침부터 너무 과하려나, 다니엘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은 다니엘에게 배달 음식의 메뉴를 보여주며 묻는 성우에게, 배달 음식의 메뉴 대신 꺼낸 말이 저 말이었다. 다니엘의 나름 진지한 목소리에, 성우는 응? 되물으며 고개를 돌려 다니엘을 바라봤다. 다니엘은 팔걸이에 제 팔을 세워 머리를 받치며 다른 쪽 손으로 성우의 머리칼을 넘겨주었다.

 

 

 

둘 다 버릇 나오면 한 시간 스킨십 금지. 어때요?”

신종 고문이야? 서로 괴롭잖아.”

자신 없어요? 난 있어요.”

그렇게 고치라고 해도 안 고쳤으면서?”

성우씨랑 스킨십을 못한다는데 못 고칠 게 어디 있어요.”

난 자신 없어.”

마음 독하게 먹어요. 우리 지금부터 시작이야.”

난 동의 안 했는데?”

 

에이, 동의해줘요. 다니엘은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곤 성우의 뒷목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그대로 입술을 맞춰오는 다니엘이 자신의 위로 몸을 눕히자, 성우는 얼른 양손으로 다니엘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입술을 입안으로 말아 넣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대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성우를 내려 봤고, 성우는 키득거리며 검지로 다니엘의 입술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렸다. 이것도 안 좋은 버릇. 한 시간 동안 스킨십 금지. 성우의 말에 다니엘은 몸을 벌떡 일으켜선 서재로 뛰어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 성우가 소파에 제대로 앉았을 때, 다니엘은 양손에 노트와 펜을 쥐곤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각자 상대방이 고쳤으면 하는 버릇 리스트 적기. 대신 납득할만한 사항으로. 알았죠?”

좋아. 딱 여기에 적힌 버릇만 유효한 거야.”

오케이. 성우씨 잘 생각해서 써요.”

다니엘, 내 관찰력을 얕보지 마. 제한시간 걸까?”

, 10분으로 합시다. 12시 정각까지.”

시작!”

 

성우는 노트에서 빠르게 한 장을 찢어낸 뒤 다니엘에게 등을 돌리며 펜을 굴리기 시작했다. 다니엘 역시 소파 앞바닥에 앉아선 테이블에 노트를 올린 채 거침없이 성우의 버릇들을 적었다. 성우가 살짝 막힌 듯, 으음- 앓는 소리를 내며 손을 멈추자, 다니엘은 그런 성우의 발목을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성우가 결국 바닥으로 내려와 다니엘의 옆에 앉으며 테이블 위에 종이를 올리자, 다니엘은 습관처럼 왼손으로 성우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다시 펜을 움직였다.

 

 

 

10분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갔다. 먼저 리스트를 완성시킨 다니엘이 테이블 위를 검지로 톡톡 두드리며 시계만 바라보다, 열두 시가 되자마자, 그만! 외치며 성우의 손을 잡았다. 성우는 다니엘에게 손을 잡힌 채 억지로 손을 움직여 마지막 글자까지 다 적고 나서야 아쉬운 표정으로 펜을 놓았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를 바라보며 미소 짓곤 서로 적어낸 리스트를 교환하였다. 성우가 적은 다니엘의 버릇은 다음과 같았다.

 

손톱 주변 살 뜯지 않기. (, 손 둘 다 해당)

입술 물지 않기.

입술 살 뜯지 않기. (, 손 둘 다 해당)

 

다니엘은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성우가 적은 리스트를 들고 일어섰다. 거실 벽에 걸어둔 자석 보드 위에 성우의 리스트를 자석으로 고정시키자, 성우는 노트에서 다니엘이 적은 리스트의 종이를 뜯어선 다니엘의 옆에 섰다. 그리곤 리스트를 읽어내며 자신이 적은 리스트 옆에 다니엘의 리스트를 고정하곤 팔짱을 꼈다. 다니엘이 적은 성우의 버릇은 다음과 같았다.

 

손톱으로 피부 긁지 않기.

눈 비비지 않기.

입술 깨물지 않기.

집중한 상태에서 살 꼬집지 않기.

담배는 하루에 반 갑만 피우기.

손톱 물어뜯지 않기. (매일 손톱 정리할 것 강다니엘이 해줘도 됨)

 

성우는 리스트를 전부 읽은 듯 다니엘을 향해 고개를 돌려선 입술을 툭 내밀었다. 다니엘이 성우를 향해 고개를 숙이자, 성우는 다니엘의 입을 자신의 손바닥으로 가리며 뒤로 밀어냈다. 치사하잖아, 뭐가 이렇게 많아. 그리고 버릇이 아닌 것도 있는데? 흡연은 버릇이 아니지. 성우가 기다렸다는 듯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하자, 여전히 입을 틀어 막힌 다니엘은 그저 웃어대며 고개를 내저었다. 답답한 성우가 제 손을 치우자, 다니엘은 멀어지는 성우의 손목을 잡아 그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치사한 거 아니고, 관찰력이 대단한 거예요.”

상대적으로 불리해.”

아무도 안 불리해요.”

나도 더 쓸걸..”

그건 룰을 벗어나잖아요. 그래서 우리 식사는 뭘로 할까요?”

 

다니엘이 성우의 허리를 양팔로 끌어안은 채 소파로 향하자, 질질 끌려가듯 움직여지는 성우는 끝까지 리스트를 바라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대충 소파 위에 던져놨던 성우의 핸드폰을 대신 주운 다니엘이 메뉴를 고르기 시작하자, 성우는 그런 다니엘의 허벅지를 베고 몸을 눕히며 허공을 향해 양손을 들어보였다. 반팔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자신의 팔 곳곳엔 녹색과 노란색 사이의 작은 멍들이 가득했다.

 

집중을 하면 자신의 팔이나 팔꿈치, 턱을 꼬집듯 매만지는 성우의 버릇은, 예민한 피부에 항상 이렇게 흐릿한 멍 자국을 남기곤 했다. 자신도 자각하지 못했던 버릇을 전부 꿰뚫고 있는 다니엘이 새삼 놀라웠는지, 성우는 그런 다니엘을 올려보다 허공으로 뻗었던 양손으로 다니엘의 팔을 붙잡았다. ? 먹고 싶은 거 생각났어요? 다니엘이 핸드폰을 치우며 다정하게 묻자, 성우는 씩 웃으며 고개를 내젓곤 입술을 쭉 내밀었다.

 

 

 

이제 리스트 확정됐으니까 아까 했던 스킨십 금지는 무효. 맞지?”

그럼 저야 좋죠. 성우씨, 뽀뽀해도 돼요?”

빨리 해주세요.”

 

키득거리는 성우의 입술 위로 진하게 입을 맞춘 다니엘은, 상체를 일으키며 성우의 손에 핸드폰을 쥐어주었다. 뭐든 당신이 먹고 싶은 거 골라요. 다니엘의 말에 성우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다니엘이 좋아하는 메뉴를 골라 결제를 완료했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의 머리칼을 매만지며 나른한 일요일의 오후를 만끽했다.

 

 

 

*

 

 

 

다니엘, 안구세척제 다 썼어?”

? 여분 사둔 거 없어요?”

. 약국 다녀와야 할,”

성우씨! !!”

 

습관적으로 눈가를 향해 둥글게 만 주먹을 가져가던 성우는, 다급하게 외치는 다니엘의 외침에 놀라 눈을 크게 뜨며 공중에서 주먹을 멈췄다. 다니엘은 읽고 있던 책을 거의 집어던지곤 성우의 바로 앞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눈도 깜빡이지 않으며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성우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쥔 다니엘은, 조심스럽게 입술을 동그랗게 모아 성우의 눈에 입김을 불어주었다. 성우는 그제야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곤 입술을 내밀었다.

 

 

 

깜짝이야, 다니엘. 나 정말 놀랐어.”

아이고야, 미안타. 마이 놀랐죠. 내도 급해서.”

사투리 막 나오는 거 보면 다니엘도 당황했나봐.”

성우씨 눈 비비면 우리 스킨십 한 시간이나 못하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다급하게 말린 거야?”

 

대답 대신 씩 웃으며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다니엘의 모습에, 성우는 결국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나 지금 약국 가는 김에 장볼 건데, 다니엘 필요한 거 있으면 메시지 줄래? 성우가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으며 묻자, 다니엘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성우를 따라 들어와선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뭐하러 그래요, 같이 가요. 먼저 옷을 갈아입던 자신보다 먼저 준비를 마친 다니엘이 패딩을 걸치며 자신을 재촉하자, 성우는 키득거리며 다니엘이 직접 고른 뒤 들고 있는 패딩에 팔을 끼워 넣었다.

 

 

 

날 추운데 따뜻한 거 해먹을까요?”

어묵탕 끓여서 소주 한 잔 할까?”

완전 좋죠. 복분자주 사야겠다.”

약국도 마트 안에 있는 약국 가야겠다.”

 

성우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구매할 목록을 쭉 적기 시작했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 대신 주변을 살피며, 성우가 어딘가 부딪치거나 넘어지지 않게 성우의 움직임을 조정해주었다. 성우는 목록을 전부 정리한 듯, 마트 앞에 도착하고 나서야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곤 다니엘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침 거리의 가게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던 다니엘은, 자신을 바라보는 성우의 시선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벌렸다. 성우는 얼른 손을 뻗어 다니엘의 입술 사이에 자신의 검지를 찔러 넣었다. 다니엘은 성우의 검지를 깨물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더욱 입을 벌렸고, 성우는 자신의 행동에 도리어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주변을 살폈다. 다니엘은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리며 성우의 손을 잡아 내렸다.

 

신경 쓰이게 하지 말아요. 혹여 사랑이면 어떡해요.

 

다니엘이 자신의 귓가에 속삭이는 말에 성우가 헛웃음을 뱉으며 맞잡은 손을 패딩의 주머니에 넣자, 다니엘은 흥얼거리던 노래를 이어 부르며 주머니 안에서 잡은 성우의 손을 꽉 쥐었다. 나 그 작가 글 좋아. 유기글이라고 칭하는 게 마음에 들어. 성우가 마트 안으로 들어가 카트에 동전을 넣으며 말하자, 다니엘은 우뚝 멈춰선 카트 손잡이에 상체를 기댄 채 고개를 들어 성우를 올려봤다. 성우가 그런 다니엘을 빤히 내려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다니엘은 이내 코를 찡긋거리곤 다시 상체를 일으켜 카트를 뽑아 자신의 앞에 자리잡았다.

 

 

 

다른 작가 칭찬하지 마요.”

?”

질투 나요. 작가로써도, 애인으로써도.”

좋아할 수도 있지. 마음에 들 수도 있고.”

, 성우씨 지금 내 질투심 유발 시켜요?”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건 엄연히 다른 거야. 난 사랑은 강다니엘이랑만 하거든.”

 

성우의 태연한 말에 다니엘이 멈춰선 채 놀란 표정을 짓자, 카트 내가 끌게. 성우는 여전히 태연한 말을 뱉으며 다니엘의 손을 치우고 카트를 제 앞으로 끌어왔다. 먼저 마트 안으로 들어가는 성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다니엘은, 그대로 성우의 뒤를 쫓아 뛰기 시작하며, 강작가? 아이믄 강다니엘 개인? 누구랑 사랑하는데요! 싱글벙글 큰 소리로 외쳐댔다. 결국 카트를 멈춘 뒤 획 돌아선 성우의 표정이 심상치 않자, 다니엘은 성우에게서 카트를 받아들곤 성우의 어깨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며 성우를 올려봤다. 성우는 그런 다니엘의 얼굴을 제 손으로 훑어 내린 뒤, 어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둘 다. 강작가, 강다니엘, 둘 다 사랑해.”

누굴 질투하제? 작가로써 강다니엘을 질투할까, 아이믄 강다니엘로써 강작가를 질투할까.”

너 집에 가.”

, 성우씨-! 에이, 성우 혀엉-!”

 

결국 앞서 걷는 성우의 뒤를 바짝 쫓으며 애교를 부려대는 다니엘은, 금세 따라잡히고도 더욱 속도를 내지 않은 채 나란히 자신의 옆에서 걷는 성우의 발걸음에 맞춰 속도를 줄였다. 핸드폰을 다시 꺼내 구매할 목록을 들여다보는 성우의 귓바퀴가, 그리고 언뜻 보이는 작은 얼굴이 잔뜩 붉어져 있음에, 다니엘은 그저 신이 난 표정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성우가 적은 목록을 살핀 뒤, 성우보다 먼저 해당 물건을 카트에 담아댔다.

 

 

 

잠깐만 여기 있어. 나 약국 다녀올게.”

같이 가요.”

금방 다녀올게, 좀 앉아서 쉬어.”

알았어요.”

 

약국 앞 벤치에 다니엘을 앉힌 성우는, 벤치에 앉아선 자신을 올려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다니엘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진짜 댕댕이 같아. 성우는 웃음을 터트리며 약국으로 향했다. 혼자 남겨진 다니엘은, 종량제 봉투 안에 든 물건들을 괜히 뒤적이다 카트에 팔을 올려 턱을 괴곤 약사와 대화를 나누는 성우를 바라봤다. 뭐 저래 사이가 좋노. 친절한 미소를 지은 약사와 성우의 모습에 괜히 툴툴거리던 다니엘은, 자신도 모르게 목청껏 외쳐버렸다.

 

성우씨, 눈 비비면 우리 뽀뽀 몬한다고!

 

다니엘은 자신이 뱉은 말에 놀라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고, 성우는 들고 있던 상자를 카운터에 툭 떨군 채 천천히 다니엘을 향해 몸을 돌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성우의 표정에 경악이 가득 차있음에 다니엘은, 내는 이제 디졌다. 중얼거리며 양손을 마주친 뒤 싹싹 빌기 시작했다. 성우가 입을 벌린 채 빤히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자, 다니엘은 빌던 손을 멈추곤 결국 벤치에서 일어나 카트를 끌어 성우의 바로 옆에 섰다. 덩달아 놀란 표정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약사를 향해, 얼마에요? 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다니엘은, 카드를 약사에게 내밀곤 성우 대신 봉투에 의약품들을 담았다. 성우는 그런 다니엘을 빤히 바라보다 확 붉어진 얼굴을 한 채, 다니엘이 앉아있던 벤치 옆의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내달렸다. 다니엘은 그 모습을 힐끔 바라보곤 자신도 붉어진 얼굴로 카드와 영수증을 받아 봉투에 찔러 넣곤 카트를 밀며 전속력으로 그 뒤를 따라갔다.

 

 

 

*

 

 

 

에스컬레이터를 먼저 뛰어 내려간 성우는, 마트 입구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다니엘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니엘은 카트 안에 든 봉투들을 거뜬히 한손으로 들어 올린 뒤, 남는 손으로 카트를 정리하고 나서야 성우의 앞에 섰다. 성우는 다니엘의 손에 든 봉투를 두 개 받아들었고, 다니엘은 성우의 손에 봉투를 하나만 남겨둔 채 다시 제 손으로 봉투를 옮겨갔다. 나란히 마트에서 나오고 나서야,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성우가 먼저 대화를 시작했다.

 

 

 

, 내가 미쳐. 다니엘, 사람들이 오해하면 어쩌려고..”

오해는 무슨 오해요, 우리 사귀는 사이 맞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그 사람 많은 곳에서!”

성우씨는 내 챙피한갑다..”

아니, 그게 또 왜 그렇게 돼.”

 

다니엘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입술을 툭 내밀자, 성우는 안절부절 못한 채 다니엘의 표정을 살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터질 것 같음을 참기 위해 다니엘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꽉 깨무는 순간, 성우는 입술을 살짝 벌린 채 걸음을 멈췄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를 빤히 바라보며, 왜 그래요? 물었고, 성우는 고개를 숙인 채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 모습에 놀란 다니엘이 바닥에 봉투를 내려두곤 양손으로 성우의 어깨를 붙잡고 이리저리 살피며 호들갑을 떨어대자, 성우는 결국 소리 내 웃으며 고개를 들어선 눈가에 맺힌 눈물을 검지로 훔쳐냈다. 눈물이 맺힐 정도로 한참을 웃어재끼는 성우의 모습에, 다니엘은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우는 다니엘의 손을 잡았다가 아차, 하며 얼른 잡은 손을 놓곤 앞서 걷기 시작했다. 왜 그래요, 성우씨. 내 무섭다. 화난 거예요? 다니엘이 불안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며 바닥에 내려둔 봉투 두 개를 들고 자신을 따라오자, 성우는 또다시 키득거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다니엘이 그런 성우를 향해 손을 뻗자, 성우는 유연하게도 그 손을 피해선 두 발자국 다니엘에게서 멀어졌다.

 

다니엘 입술 깨물었으니까 앞으로 한 시간 동안 스킨십 금지.

 

성우가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곤 웃으며 말하자, 다니엘은 그제야 사태파악이 된 듯 으으! 앓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발로 쾅쾅 구르기 시작했다. 아니, 깨물기 전에 말렸어야죠. 일부러 깨물 때까지 기다린 거예요? 다니엘이 성우를 바짝 쫓아선 서러움을 뱉어대자, 성우는 대답 대신 연신 웃음만 뱉어댔다. 결국 다니엘이 혼자서 중얼중얼 불만을 토해내자, 성우는 주변을 살피곤 다니엘의 볼에 재빠르게 입을 맞추곤 멀어졌다. 다니엘이 눈을 크게 뜬 채 자신을 바라보자, 성우는 뒤돈 채 뒷걸음질을 치며,

 

내가 하는 스킨십은 괜찮아. 그치?

 

말했다. 다니엘은 얼른 성우를 따라잡은 뒤, 성우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볼을 들이밀었고, 성우는 그런 다니엘의 팔을 제 팔로 밀어내며 고개를 내저었다. 싫어. 지금은 안 해줄 거야. 성우의 키득거리는 목소리에도 다니엘은 굴하지 않고 계속 볼을 들이밀었다. 결국 엘리베이터 앞에서 주변을 살피던 성우가 다니엘의 볼을 향해 입술을 내민 순간, . 소리와 함께 촉촉한 촉감이 느껴졌다. 놀란 성우가 황급히 뒤로 피하며 다니엘을 노려보자, 볼이 있어야할 각도에 입술을 가져온 다니엘이 씩 웃으며 열려진 엘리베이터의 문 안쪽으로 팔을 내밀었다.

 

 

 

내가 한 게 아니고 성우씨가 한 거예요. 맞죠?”

 

능글거리는 다니엘의 미소에, 성우는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선 집 층수 버튼을 누른 뒤 고개를 푹 숙였다. 마트에서처럼 귓바퀴와 볼을 빨갛게 물들인 성우의 어깨에 다니엘이 턱을 올렸다. 안 돼! 스킨십 금지라니까? 성우가 민망함에 괜히 툴툴거리며 어깨를 들썩이자 다니엘은 고개를 저으며 성우의 볼에 머리를 기댔다. 힘들어서 기대는 거예요, 스킨십 아니야. 다니엘의 억지에 성우는 결국 고개를 뒤로 젖혀 다니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아예 다니엘의 가슴팍에 등을 기대며 고개를 든 채 엘리베이터의 층수가 올라가는 화면을 바라보던 성우는, 슬쩍 손끝으로 다니엘의 손등을 문질렀다. 다니엘은 눈을 살짝 감은 채, 자신의 손등을 문지르는 성우의 손끝에 집중했다.

 

 

 

*

 

 

 

이거 하지 말자.”

그쵸. 이런 거 없어도 우리 버릇 고칠 수 있는 어른이잖아요.”

맞아, 우린 어른이잖아. 애도 아니고, 이게 뭐람.”

이거 확 버려야겠다. 버리고 올게요.”

, .”

 

자석 보드에서 서로의 버릇을 적은 리스트를 빼내곤 욕실로 향하는 다니엘을 향해 성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엘이 리스트를 버리고 손까지 닦고 나오자, 성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과일 맛의 병맥주를 들어올렸다. 성우의 맞은편에 앉은 다니엘이 빈 잔에 복분자주를 가득 채우고 들어 올리자, 성우는 그 잔에 자신의 병맥주 입구를 살짝 부딪치곤 맥주를 들이켰다. 다니엘은 한 번에 잔을 비우곤 다시 술을 채우며 다른 손으로 어묵 꼬치를 집어 들었다. 진짜 맛있다,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어요. 다니엘이 먹성 좋게 어묵을 먹으며 감탄하자, 살짝 눈이 풀린 성우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양쪽 팔을 아일랜드 테이블 위에 올리며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난 여전히 좋다.”

넌 여전히 예쁘고.”

안상현 작가.”

여전히.”

, 이럴 때 너무 기분 좋아.”

내도 그래요. 텔레파시 통한 것 같제.”

 

, ! 성우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뭉개지는 발음으로 대답하자, 다니엘은 손을 뻗어 성우의 볼을 매만졌다. 성우는 그 손길에 기대듯 고개를 기울이며 다니엘과 시선을 맞췄다. 다니엘은 그런 성우의 입술을 엄지로 꾸욱 누르며 매만졌고, 성우는 입술을 내밀어 다니엘의 엄지에 쪽쪽,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의 소소한 게임이자, 유흥인 이어 말하기는 어떻게 따지면 첫 만남에서부터였다. 다니엘에게 다니엘이 쓴 소설 속 문장을 인용한 성우와, 그런 성우에게 다음 구절을 속삭였던 다니엘. 그 후로 다니엘이든 성우든, 누가 먼저 좋아하는 글의 구절이나 노랫말, 대사 등으로 운을 띄우면, 상대방이 그 다음 이어지는 문장을 완성시키는 것이 이 게임의 룰. 성우는 이번에도 완벽하게 성공한 게임에 기쁜 듯 양쪽 팔을 만세 하듯 앞으로 내밀며 스툴을 빙글 돌렸다. 다니엘은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술잔을 비우곤 스툴에서 일어섰다.

 

당신은 어떻게 점점 더 예쁘고 멋있을까요.

 

성우가 앉아있는 스툴 앞에 선 다니엘은, 스툴의 팔걸이를 양손으로 잡으며 상체를 숙여 성우의 귓가에 속삭였다. 졸지에 다니엘의 팔 사이에 가둬진 성우는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다니엘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오늘도 여전히 네가 날 사랑하기 때문이지.

 

성우의 나른한 목소리에 다니엘은 만족한 듯 웃으며 성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우리 버릇은 천천히 고쳐요. 성우씨나 나나, 서로 다치는 거 싫어서라도 금방 고칠 수 있을 거야. 다니엘이 성우의 입술에서 살짝 입술을 떼어내며 속삭이자, 성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니엘의 목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이 와중에 난 다니엘의 버릇도 너무 사랑스럽다. 성우의 조금 떨리는 목소리에 다니엘은 눈을 감으며 성우의 코끝에 자신의 코끝을 마주했다.

 

 

 

겨울 지나면 나아질 거예요. 그러니 우리 서두르지 말아요.”

, 이제 곧 봄이 올 거야.”

사랑해요, 성우씨. 나 당신을 오늘도 여전히 사랑해요.”

나도 여전히 다니엘을 사랑해.”

 

다니엘은 성우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추며 웃었고, 성우는 다니엘의 옷을 양손으로 움켜쥐며 자신 쪽으로 다니엘을 끌어당겼다. 다니엘이 한 손으론 아일랜드 테이블을, 다른 손으론 스툴을 붙잡고 더욱 깊게 입을 맞춰오자, 성우는 다니엘의 목을 끌어안으며 등을 꼿꼿이 세웠다. 다니엘의 얼굴을 쓰다듬는 성우의 네 번째 손가락과, 테이블을 디딘 다니엘의 네 번째 손가락엔 같은 타투가 새겨져 있었다. 다니엘은 입술을 뗀 뒤 성우의 스툴을 돌려내곤 성우의 날개뼈 위에 입을 맞췄다.

 

 

 

원하는 걸 해도 돼요?”

사랑한다면 꼭 해줘.”

 

다니엘은 자신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오히려 더욱 도발해오는 성우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스툴에서 일어난 성우가 자신의 가슴팍에 등을 기대며 고개를 뒤로 젖혀오자, 다니엘은 그런 성우의 가슴팍을 양팔로 끌어안으며, 성우의 볼에 입을 맞췄다. 사랑해요. 그대로 속삭여오는 다니엘의 달콤한 목소리에, 성우는 눈을 감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겨울은 어느덧 봄의 코앞까지 다다라있었다. 두 사람은 봄의 시작을 먼저 반기려는 듯, 서로의 품에 잔뜩 안긴 채 겨울의 짓궂은 장난에게서 몸을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