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월간녤옹

 

 

 

* 월간 냬롱 1월호 오해가 낳은 사랑의 후편입니다. 먼저 읽고 읽어주시면 조금 더 이해하기에 좋으실 겁니다!

 

 

 

 

 

 

신경쓰여요.

w.눈우

 

 

 

 

 

 

#3. 두번째 만남은 조금 더 빠르게

 

 

" 다니엘 안녕? "

 

 

성우는 그렇게 인사를 하고선 다니엘 옆자리에 앉았다. 재환과 다니엘은 늘 마주 앉아서 먹고, 아침이나 저녁은 일찍가고 늦게 오기때문에 늘 옆자리는 비어있었는데. 그곳을 성우가 채우니 낯설었다. 재환은 당황한 듯 싶었지만 금새 인사했다.

다니엘도 성우도 뭔가 이상했다. 다니엘은 성우가 앉아 있는 오른쪽 옆구리가 간지러운 것 같고 잘못해서 성우와 조금이라도 스치면 안될 것 같고. 계속 신경쓰였다. 옆에 앉은 저 담배피는 학생회장님이. 성우도 보통 혼자 앉아서 먹었기 때문에 옆자리의 다니엘이 신경쓰였다. 제가 먼저 한 행동이었지만 조금은 후회되기도 했다. 그래도 다시 앉으라고 한다면 다니엘의 옆자리에 앉을 거라고. 성우는 확신할 수 있었다.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서로가 신경쓰이고, 그 신경쓰임이 사랑과 아마 관련된 것이 아닐까. 서로는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며 쳐다볼 곳이 없자 재환을 쳐다봤다. 재환은 갑작스레 쏠린 눈빛들에 신경이 쓰였는지 말을 꺼냈다.

 

 

" 둘이 깨를 볶던지 콩을 볶던지 신경은 안 쓰겠는데요. 밥 좀 먹읍시다. 배 안고파요? "

 

 

그 순간 둘다 얼굴이 새빨게져서 어휴 진짜 사귀나봐 싶었지만 오늘 급식 반찬은 돈까스 였기에 재환은 금새 잊고 급식을 먹었다. 입 짧은 성우도 부끄러웠는지 열심히 먹었다. 그 이유에 다니엘이 포함되어있는 건 확실했다. 반면 다니엘은 성우가 계속 신경쓰여서 밥을 먹다말고 계속 성우를 쳐다봤다. 혹여 닿을까 싶어 자리를 조금 뛰어 앉으려 하면 내가 불편해? 라고 말하는 듯한 성우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가만히 굳은 채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했다.

평소에는 배 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제빠르게 먹던 다니엘이 잘 먹지 못하자 재환은 당황한 듯이 다니엘을 쳐다봤다. 그리고 다니엘의 시선이 쳐다보는 것이 성우라는 것도 알게됬다. 뭐야. 둘이. 장난기가 나왔지만 그만 가만히 있었다. 그런 다니엘이 귀여운지 계속 꿈틀대는 성우의 입고리는 눈치채지 못한 재환이었다.

 

 

" 다니엘, 입에 뭐 묻었다. "

" , 어디요? "

 

막 입 주위를 문지르다가 결국 못 닦은 다니엘에 성우가 직접 툭툭 건드렸다.

 

 

" 여기. "

" 감사해요. 성우선배. "

 

 

그리고 다니엘 귀에 다대고 속삭였다.

 

 

" 보고싶으면 밥 다먹고 자세히 봐. 후배님 "

 

 

얼굴이 아까보다 더 빨개진 다니엘이 네. 하고 대답하고선 평소보다 더 전투적으로 밥을 먹었다. 귀엽다는 듯이 웃고는 밥을 마저 먹는 성우의 귀도 조금은 빨개져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걸 다 쳐다본 재환은 커퀴들. 진짜 짜증나를 속으로만 수십번 되뇌었다.

 

 

 

#4. 운명이라고 하죠.

 

 

 

급식시간이 끝나고 반으로 돌라가는 와중 재환은 다니엘에게 물었다.

 

 

" 성우선배랑 무슨 사이야? "

" 그냥 선후배..사인.... "

 

 

암만 들어도 거짓말인듯한 말투로 저렇게 말하면 어쩌자는 건지. 성우선배도 밥 다 먹고 나니까 앞으로 맨날 같이 먹자고 하던데. 암만 봐도 사랑까지는 아니어도 썸은 타겠네. 하지만 착한 친구 재환은 넘어가주기로 했다. 커플 바퀴벌레를 가슴속으로 외치면서.

 

지겹기만 하던 야자도 마침내 끝이났다. 평소라면 연습때문에 야자를 빼는 경우가 많았지만 들을 수 있는 건 듣는 다니엘이었다. 솔직히 평소에 야자를 안 빼도 될 때 뺀 적이 몇 번은 있는 다니엘이었다. 성우를 만난지 하루밖에 안됬지만 성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담배를 피긴하지 올바른 성우선배 보면서 자신도 조금씩 자기 이미지만 믿지는 말고 착해져야겠다 라고도 생각이 들고, 왜 저 귀여운 선배를 이제서야 만났나라는 생각도 들고, 성우선배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까지. 정말 성우 생각이 많은 다니엘이었다. 그렇게 잡생각을 하며 반을 나가자 다니엘을 반기는 건 성우였다.

.

 

" 야자 금방 끝났을텐데 왜 이렇게 늦게 나와? "

" ?? 선배가 여긴 어떻게. "

 

 

조금은 뚱한 표정으로 있는 성우가 너무 귀여워서 다니엘은 잠시 모든 게 멈춘 것 같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게 멈추고 자신과 성우만 움직이는 듯한. 자신이 가만히 있자 성우가 슬로우모션처럼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런 영화 한 장면을 생각하면서 가만히 서있는 다니엘을 성우가 쳐다보면서 말했다.

 

 

" 너 기다렸지. 휴대폰 좀 줘봐. "

 

 

다니엘이 물음표를 가득 채운 얼굴로 성우를 바라보니 성우가 다니엘의 휴대폰을 뺏었다. 평소였다면 그렇게 말도 없이 자기물건을 가져갔다면 화를 냈겠지만 성우가 그래서일까? 그냥 가져가도록 뒀다. 성우는 다니엘의 휴대폰에 딱 자기 전화번호를 쳐놓고선 말했다.

 

 

" 내 전화번호 비싼 건데 너니까 주는거야. "

" .. 감사합니다. "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성우가 또 귀여워서 다니엘은 넋을 놓고 있었다. 다니엘. 그럼 나 간다. 이렇게 말하고 성우가 가는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머릿속엔 성우로만 가득 차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땐 휴대폰에 문자알람이 왔을 때였다.

 

 

- 내가 데려다 줘야돼?

 

 

성우의 문자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멀리 성우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한참을 멍을 때리고 있는 자신을 기다렸는지 코가 빨갰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자 크게 소리쳤다.

 

" 다음에 봐 "

 

겨울이라 크게 울리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컸다. 성우 자신도 부끄러웠는 지 도망치듯이 뛰어갔다. 다니엘은 뒤늦게 소리쳤지만 성우가 도망친 후였다. 저 햄 진짜 성량 크네..

집에 도착하니 또다시 성우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아마 도망치고 나서 바로 보냈는지 15분 전쯤에 와있었다. 앙증한 이모티콘과 함께 와있었다.

 

 

- 주말에 만날래?

- 다음주에 옥상에서 못 만날 거 같아

- 내가 대회나가서

- 미안해옹~!

 

 

미안해옹?? 미안해옹이 뭐고. 아 성우선배 왤케 귀여운 건데. 아 진짜 너무 귀엽다. 그렇게 한참을 다니엘은 방을 뒹굴면서 성우를 생각했다. 그리고 다니엘이 그 문자를 읽고 답장을 보내려고 할 때쯤 성우가 문자하나를 더 보냈다.

 

 

- 데이트라고 생각해도 돼.

 

 

데이트. 교제를 위하여 만나는 일. 교제로 순화도 할 수 있는 데이트를 성우 선배와 내가 한다고. 근데 나는 왜 설레는 거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난지 하루밖에 안된 성우선배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사랑이라는 건 굉장히 자신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다니엘이었다. 평소 잘 우는 성격을 들킨 사람이여서 일까? 라고도 생각했지만 재환을 떠올려보니 그건 아니었다. 책에서 봤는지, 영화에서 봤는지도 잘 기억안나는 대사하나가 떠올랐다. “ 자꾸 신경쓰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사랑이예요. ”

성우 또한 다니엘이 계속 신경쓰였다. 아이돌 연습생인데다가 일진으로 소문나서 험악하게만 생각했던 한 후배님이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 험악한 소문과는 다르게 두 앞니가 뾱!하고 튀어나오고 눈을 접어가며 웃는데 그 눈 밑에 있는 눈물점까지. 마치 강아지 사모예드를 연상시키는 데다가 눈물이 많기까지 했다. 만화같은 피지컬도 같고 있는데 주어진 특징이 너무 많아 과부하된 것같다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런 다니엘이 좋았다. 그래서 주말에 따로 놀고싶어서 문자를 보냈다. 울보쟁이 후배님이 우는 것보다는 웃는 걸 보고 싶다는 게 가장 이유였지만 그냥 단순히 만나서 놀고 싶은 거였다. 자꾸 신경쓰이는 그 후배님. 어쩌면 사랑일 지도 모르는 그 후배님.

 

 

아침은 생각보다 빨리 왔고, 밤새 서로의 생각으로 잠 못잘 것 같았던 둘도 침대에 누으니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둘은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는 학교에 나왔지만 둘 다 서로의 생각으로 가득차 무언가를 한 개씩 빼먹기는 했다. 오늘은 점심을 같이 먹지는 못했다. 오늘은 학생회 회의가 있다고 늦게 먹는 다고 성우선배가 직접 다니엘의 반까지 행차하셔서 말했다. 다른 학생들이 수군 거렸지만 워낙 그런 거에 좋은 뜻으로든 나쁜 뜻으로든 익숙해진 둘이기에 그냥 넘어갔다.

점심시간이 되었고, 성우가 말했었던 것처럼 성우는 오지 않았다. 성우가 올 때까지 기다려볼까 싶었지만, 자신을 불편해하는 시선이 너무나도 잘 보였기때문에 그냥 평소처럼 밥을 먹었다. 밥을 먹는 데 너무나도 낯설었다. 매일 재환과 먹거나 혼자 먹어서 옆자리가 비는 건 당연한 거였는데 옆자리가 아무도 없자 편하기는 거녕 뭔가가 채워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건 성우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