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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녤옹

 

 

 

 

 

 

 

멈추는 것에 대하여

좀비

 

 

 

 

 

 

 

#1 처음부터였다.

 

 

 

삼 면이 거울로 꽉 찬 연습실은 당연히 창문이 없었다. 과제 안무를 러프하게짜둔 것을 수정하면서 디테일을 맞춰 나가니 어느 새 밤 열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열한 시가 되면 건물 입구가 막히니 지금 나가야했다. 이거 한 시간 차이인데 그냥 열두 시해주면 안 되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쌀쌀했다. 일교차가 커지기 시작하는 가을학기에 괜히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신경을 써야했다. 미리 챙겨온 아노락을 위에 한 번 더 덧입고 집으로 갔다. 아직 과제 러시도 아니고, 몸도 덜 피곤해서 배그라도 한 판 조지고 자고 싶었다.

 

오피스텔 앞에서 카드키를 뒤지는데 발에 뭐가 채였다. 뭐라고 하기엔 뭔가 둔탁한 것이. 움직이지 않는 뭔가 큰 게.

 

뭐고.”

 

청자켓을 입은 채로 다리를 모으고 주저 앉아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왜 이러고 있는 지 알 길이 없어 저기요, 하고 부르니 이제야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헉 뭐고. 와 이렇게 생겼노. 왁스로 잔뜩 올렸던 머리가 흐트러져 어느 부분은 죄다 뭉개져 있고 어느 부분은 이마 끝에 붙어 있듯이 머리가 엉망인데도, 잘생겼다. 뚜렷한 티존 아래 폭 패여 있는 눈의 음영감이 짙었다. 어딘가 수가 틀린 듯이 잔뜩 내려간 입꼬리 마저도 귀여워 보이는 것이. 그러니까 마음 안에 돌아다니던 자잘한 마음 조각들이 갑자기 까끌까끌 심장을 긁으며 더 빨리 돌아다녔다.

 

여기 원오피스텔 B동 아니에요?”

아인데요. A동이다. B동은 반대 쪽으로 가셔야 되는데.”

아아. 그렇구나.. 근데 아닌데.. 미녀니가여기랬는데..”

 

내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땅에 손을 딛고 하체를 일으키는데, 오랫동안 쭈그려 앉아 있었던 모양인지 다시 주저 앉는다. 아악. 다리 저려. 눈이 마주치고 생글 웃는 게 무색하도록 처음 눈 마주쳤을 때의 그 입모양으로 돌아왔다.

 

바바요. 여기 B동 맞는 것 같은데.. 엘리베이터도 똑같이 두 개잖아요. 맞죠.”

 

한 오피스텔이 두 개 있는 건데,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두 개일 것이었다. 헤실헤실 웃는 이 사람을 어떻게라도 처리해야겠다 싶어 핸드폰이 어디있냐고 물었는데 딱히 대답이 없다. 확 가방을 다 바닥에 쏟아버릴까보다. 자리에 쪼그려 앉아 그와 눈높이를 맞췄다. , 볼따구에 점이 세 개 있네.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이 느껴졌다. 쫌 이상한 상황이긴 한데. 일단 그를 데려다주는 게 먼저다 싶었다.

 

몇 호 살아요.”

“1210호요."

 

, 내 생일이랑 똑같네.

 

데려다 드릴게요.”

. 고마워.”

 

고마운 건 또 아네. 정신이 아예 나간 건 아닌 것 같았다. B동 현관 출입 비번은 몰랐는데 내가 아는 비번을 치니까 그대로 문이 열린다. 보안 수준이 종이짝수준이가. 속으로 혀를 끌끌 차며 어깨에 그를 둘렀다. 낭창한무게감이랑 소주 냄새 같은 게 훅 끼쳤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그가 말하는 비번에 따라서 문을 열어주는 이 상황이 평범한 상황은 아니었다. 확실히. 집안 구조가 똑같아, 쉽게 불을 켜고 그를 쇼파에 눕혔다. 내 신발을 먼저 벗고, 그의 신발을 벗기고 나서 다시 현관에 신발을 돌려놓았다.

 

감사합니다아. 뭐라도 먹구 갈래?”

 

무슨, 서로 안 지 육 년은 된 줄 알았다. 질문이 하도 친근해서. 이제 육 분이나 됐으면 다행이었다.

 

됐다. 나 자야 돼가.”

, 그래. 잘자.”

 

기껏 쇼파에앉혀놨더니 거실 바닥에 앉아서 팔을 잡은 채로 붕붕 흔든다. 꼬시는 건가? 남잔데? 자의식 과잉도 작작하자 싶어 촉 세운 것을 내려놨다. 잘자라면서 아직도 팔을 붕붕 흔드는 그의 팔을 조심히 빠져나왔다. 나보다 선배 같아 보이긴 해서 현관문이 닫히기 전에 고개를 꾸벅 끄덕이고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 안의 거울에서 비춰진 내 얼굴이 온통 빨갰다. 마치 술을 잔뜩 마신 건 나인 것처럼.

 

 

 

#2 이상한 것 같다.

 

 

 

그를 다시 한 번 마주쳤다.

 

? 또 보네?”

. .”

어쩐지 더 어색하게 구는 건 내 쪽이었다. 이번엔 멀쩡한 얼굴이다. 아니 얼굴이 멀쩡한 게 아니라 몰골이 멀쩡했다. 얼굴은 며칠 전 늦은 밤에 마주친 그 때의 구린 몰골에서도 빛을 발했으니. 반 쯤 눌렸던 저번과는 다르게 옷도 제대로 입고 머리도 말끔하게 셋팅한 상태였다.

 

저기. 학교 가는 길이지? 택시 타고 안 갈래?”

 

확실히 애매한 질문이었다. 940분이라는 시간이 애매했고, 나에게 다짜고짜 묻기엔 그와 나의 관계가 애매했기 때문이다. 왠지 문과대생 같은데. 문과 수업은 정문이랑 가까워서 걸어가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왜요.”

체대 수업 가거든 나. 늦어 가지구.”

 

야아. 왔다왔다. 일단 타자. 먼저 타라며 뒷문을 열어준 다음에 내 몸을 밀어넣는다. 생각 외로 느껴지는 악력에 뭐꼬뭐꼬. 어리버리를타다보니까 이미 뒷자리에 탄 상태였다.

 

저번에 고마웠어.”

 

바로 사과를 해온다.

 

됐어요. 감사 인사는 그 때 들었다.”

그래, 그럼.”

저 체대인 건 어째 알았는데요.”

딱 보면 알지. 생체과?”

무용과요.”

, 그러면 쫄쫄이 타이즈도 입어? 나 무용의 이해 듣는데!”

 

할 말을 잃어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

 

 

 

#3 여러모로 속전속결

 

 

 

내리는 데는 십 분도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안 늦었다, 그치. 맑게 웃는 그의 얼굴에 그러네요.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면 화요일마다 같이 택시 타자. ?”

. 그러세요.”

번호!! 번호 알려줘!”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에 번호를 찍어주었다.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라 이름 칸에 강다니엘이라고 입력하는 것까지. , 너 이름 신기하다. 감탄하는 그에게 내 폰도 건네 줬더니 번호 열한 자리와 이름을 적어준다. 옹성우. 그 쪽도 만만치 않다는 말은 애써 하지 않았다. 퍽 자연스러운 통성명이었다.

 

너도 가야하지? 나 먼저 들어가볼게에.”

. 연락 주세요.”

 

급한 발걸음으로 대형 강의실 쪽으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한참 보고는 체대 건물을 빠져나왔다.

 

오늘 내 첫 수업은 한 시간 후에 학관에 있었다.

 

학관 가는 길 내내 그의 뒷모습이나 핸드폰 화면에 번호를 찍는 손가락 같은 게 아른거렸다. 도착해서도 아직 오십 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컵라면 하나랑 감동란 하나를 사서 창가 자리에 앉았다.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삼 분이란 시간이 길었다. 그 시간 동안 오늘 벌인 우유부단함에 대해서 생각했다. 왜 나는 늦지 않았다고, 굳이 안 타도 된다고 오늘 거절하지 않았는지, 앞으로 화요일마다 굳이 두 시간을 일찍 일어나야하는 지,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이상하고, 멍청했지만, 일단 다 벌어진 일이었다. 엄청 빠르게. 속전속결로.

 

 

 

#4 아 맞나

 

 

 

두 시간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거. 아니었다. 세 시간 일찍 일어나야했다. 여덟 시에 알람을 맞춰놔도 절로 그 전에 눈이 떠졌다. 그 전 날 옷을 뭐 입을 지 고민하다가도 일찍 일어나서 옷장을 쳐다보다 다른 옷을 입고 나간 적도 대부분이었다. 월요일에 밤을 새워 연습실에 갇혀 있다가도 일곱 시에 건물 문이 열리면 집으로 나와 씻고 옷을 갈아 입었다. 혹시 그에게 보일 쩐내와 흐트러진 몰골 같은 걸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렇게 만나는 그와의 순간이 긴 것도 아니었다. 이래저래 십 분. 아침의 첫 수업은 번잡했고, 하다 못해 시간이 남아서 같이 커피 한 잔 뽑아 먹을 시간도 없었다.

 

너 누구랑 그렇게 연락을 하는데.”

. 그냥 뭐.”

 

재환이의 지적에 낯 부끄러워져 핸드폰을 가방 안에 넣었다.

 

아니, 너 원래 인싸인 걸 아는데. 이건 뭔가.... 너 여자 생겼냐?”

아니라고.”

맞는데. 너 지금 나 한 번 보고. 음식 한 번 보고. 핸드폰 한 번 보잖아.”

글나. 그라믄니 한 번 덜 보면 되겠네.”

뒤질래?”

 

그래도 잠시가 만나는 그 순간이 어색하진 않았다. 나나 그나 낯을 가리는 내성적 유형은 아니었을 뿐더러, 연락이 끊기질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학과라고 했다. 공부 잘하는 학과라 그런지 교양수업도 열심히 듣는 것 같았다. 무용의 이해를 듣는다는 그는 나의 전공 기초 지식을 아주 탈탈 털어갔다. 사실 나는 현대 무용 쪽이라서 무용의 역사 같은 거 잘 모르는데. 그가 물어보는 것을 알려주느라 내가 다시 공부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음 학기 쯤에는 나도 쉬어 가듯 들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럼 쌍방이 아니라 일방인가보지.”

.”

 

그의 말을 듣다가 놀라서 손목을 꺾는 것을 놓쳤다. 재환의 앞에 놓였던 소주잔에 소주가 흘러 넘쳤다.

 

, 너 복수 하냐. 사람 좀 긁었다고?”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니라, .”

좋아하는 거 맞는 것 같다고.”

 

인정은 쉬웠다. 애초부터 부정하기도 힘든 그런 감정이었다.

 

야아. 미안. 테이블 한 켠에 냅킨을 뽑아 소주잔 주위를 닦았다. 김재환은 죄가 없으니. 혼자 시작해놓고흘러넘쳐버린 내 마음이 문제였다.

 

 

 

#5 쉽지 않네

 

 

 

. 강다니엘.”

 

체대로 돌아 가는 길에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처음엔 모를 뻔했다. 모자를 쓴 작은 얼굴이 거의 소멸 직전이라서. 그는 검은 후드에 편한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마주 치는 첫 순간부터 지금 내 꼴이 어떤지 재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어제 밤에 머리를 감긴 했지만 이 정도면 합격이다.

 

. . 어디 가세요?”

나 도서관. 과제해야 돼서.”

형 오늘은 디게후리하시네요.”

 

루트를 틀었다. 수업에는 늦겠지만.

 

나 쫌 그래? 나 쫌 별론가?”

에이. 삼 일 안 씻어도 잘생길 얼굴인데요.”

, 나 삼 일 안 씻은 거 들킨 거야?"

 

그의 너스레에 어깨를 접으면서 웃었다. 농담 자판기 마냥 언제 만나든 농담을 툭툭 뱉어내는 그의 처세가 마음에 들었다. 웃기고 안 웃기고에 상관 없이 항상 자리를 유쾌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의 노력 같은 게.

 

오늘 저녁엔 뭐하세요?”

나 아무 것도 없지. 그래서 편하게 입고 나왔잖아."

그럼 형 저랑 저녁 드실래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고 싶었다. 편하게 생각하면 그냥 친숙해지고 싶은 그런 말일 수도 있지만 나는 아니었다.

 

"여태껏 택시비 내주셨으니까.”

 

애써 아닌 척 했다. 핑계가 있어 다행이었다.

 

그래. 나 계속 여기 있을 거니까 너 편한 시간에 연락해.”

. 비싼 것도 괜찮으니까 형 먹고 싶은 거 생각해놔요!”

 

도서관 앞에서 손을 방방 흔들고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좀 보다가 몸을 틀었다. 출석이 좀 빡센 수업이라 지각 처리는 됐을 것 같지만 결석은 면해야했다. 이미 늦었어도 별 수 없었다. 옹성우 얼굴 보는 순간 결정된 선택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든 말든 체대까지 뛰었다. 일단 강의실에 들어가는 게 먼저였다.

 

그가 날 데려온 곳은 학교 앞 체인 떡볶이집이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집 가서 다시 씻고 옷을 갈아입을까 고민한 게 무색해졌다. 더 비싼 거 뜯어 먹어도 되는데. 메뉴가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아냐, 나 지금 떡볶이 개삘임.”

 

단호하게 간판을 쳐다보는 그의 표정은 어딘가 연극적일 정도였다. 여러 의도 중에서, 나의 선의를 위한 배려 쯤도 있다는 걸 안다. 원체 다정한 사람이라서. 형 연영과 가지 그랬어요. 안 그래도 그런 소리 많이 듣는데.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익숙하게 주문하는 와중에도 핑퐁을 멈추지 않았다.

 

여기 오뎅 튀김 시켜야돼.”

네네. 형 시키고 싶은 거 다 시켜요. 컵밥도 시키자. 근데 여기 술은 없나.”

여기 맥주 안 팔아.”

.. 실화가.”

. 니엘이 나랑 술 먹고 싶었구나?”

 

떡볶이, 술 이런 거 상관 없고. 그런 것보다는 좀 더 오래 있고 싶어서. 그래서 그랬다.

 

, 과제가 힘들어가. 술 생각 억수로 나더라.”

맞아. 나 아까 사실 엽떡 먹고 싶었어."

 

테이블 한 켠에서 숟가락이랑 젓가락을 꺼내며 그의 앞에 놓았다. 시선을 맞대지 않았으니까, 사소한 거짓말 같은 것을 숨길 틈 정도는 생겼을 것이다. 말 한 켠의 이면 같은 것도 그는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순간의 무게가 서로에게는 달랐으니까.

 

 

 

#6 막다른 길

 

 

 

집 앞에 신장개업한 고깃집을 등굣길에 보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이 정도면 자연스러웠나? 역시 혼자만의 고민이었다. 그러지, . 나 다음 주 화요일에 시험 끝나. 그의 쿨한 대답을 듣고 어찌 됐든 괜찮다고 생각했다.

 

오늘이 그 두 번째 저녁을 먹는 날이었다. 내일 오후에 시험이 있어서 미리 좀 준비를 해놓느라 주말이 정신 없었다. 벼락치기한 시험을 끝내고 강의실을 나오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했다.

 

[니엘아, 나 오늘은 안 되겠옹나중에 먹자 미안]

 

딱히 유쾌한 류는 아닌 문자. 다짜고짜 파토내는 약속에 화조차 낼 수 없는 사이라서, 한참을 고민하다 최대한 괜찮은 답을 우겨넣었다.

 

[알았어요ㅋㅋ 대신 나중엔 깨기 없기]

[응 그 때 내가 쏜다]

 

푸시 알림에 뜬 그의 답을 확인하지 않은 채로 집으로 향했다. 씻고 저녁을 챙겨 먹은 후에 한 번 훑고 일찍 잘 참이었다. 약간의 무력감이나 실망감 같은 건 온전히 내 몫이었다. 그 정도의 우울감은 그저 조금 늘어난 수면시간에서 메꾸면 됐다.

 

따지고 보면 그 자체가 내 인생의 변수인 건 맞는데. 아무튼 그였다. 내 앞에 나타난 변수. 활짝 웃는 그의 모습과 그 옆에 서 있는 한 여자.

 

와이셔츠에 소라색 니트 가디건을 받쳐 입은 그 주위로 햇살 같은 빛이 내리쬐는 느낌이었다. 그 해사한 기류를 멍하니 쳐다보다 그가 내 쪽을 바라보자 황급히 몸을 기둥 뒤로 숨겼다. 대충 보이겠지만 나라는 것만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가슴이 덜컹덜컹댔다. 조금조금 깎이던 마음 조각이 덩어리째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컸다.

 

이제쯤 그 둘이 사라졌을까, 뒤로 다시 돌았다. 눈에 익은 건물 구조라 그가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도 쉬웠다. 여자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로 B동 공동 현관으로 들어가는 소라색 가디건 같은 것.

 

정한 적도 없고 흘러가는 대로 놔둔 마음이었다. 뛰지도 않고, 끌어당긴 적도 없는데 그저 내가 가는 길이 막다른 길이었다. 내키는 대로 걸어왔으니, 이제 돌아갈 시점이었다. 자리에 앉았다. 그저 망연한 마음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