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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녤옹

 

 

 

 

 

 

 

 

쇼미더네임

LeaP

 

 

 

 

 

 

 

 

 

 

 

 

이번 주 토요일 1시요? 알았어요. 이번에도 저번처럼 사기꾼 나오기만 해봐요. 사기혐의로 매니저님 회사 고소할거에요.”

 

 

옹성우가 까칠하게 전화를 끊었다. 완벽한 인생을 살아온 옹성우에게 단 한 가지 없는 게 있다면 자신의 네임이 박힌 파트너였다. 고등학생이 되면 만나겠지, 대학에 가면 만나겠지, 직장인이 되면 만나겠지 하다가 어느새 계란 한판을 꽉 채우고도 넘어 서른 한 살이 되었다. 바쁘게 살아오다가 좀 여유가 생기니 없는 한 가지가 되게 아쉬웠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만나보려 했다. 문제는 옹성우가 너무 잘생겼단 거였다. 사람들은 옹성우의 얼굴에 반해, 그의 네임을 가졌다며 다가왔다. 이런 걸로 사기를 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던 성우가 순순히 그들과 연애를 하다 침대까지 가고나면 그들은 눈물을 흘리거나, 성우에게 되레 책임을 떠넘기며 말했다. 네가 너무 잘 생겨서, 너랑 너무 사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사실 너의 네임이 없다고.

 

이렇게 코를 베이다가 일 년이 흘러 서른 두 살이 된 성우는 전문 업체를 찾았다. 결혼 회사까지는 아니고, 서로에게 맞는 네임을 가진 사람끼리 소개팅을 주선해주는 회사였다. 성우는 성우의 네임을 가진 사람 중 성우가 제시한 조건에 맞는 사람 8명을 소개받을 수 있는 상품에 가입했다. 그리고 딱 일주일 전에, 소개받은 사람 중 두 번째 인간이 성우에게 한 눈에 반해 성우를 만나는 날마다 타투스티커를 붙이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떻게 돈을 그렇게 받아먹고 제대로 검증도 안 된 인간을 보낼 수가 있어요?”

 

 

열이 머리끝까지 오른 성우가 전화로 따지니 매니저는 정말 죄송하다며 3회의 추가 소개팅 기회를 제공하고, 빠른 시일 내 최상의 조건을 가진 사람을 찾아오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그리고 그렇게 잡힌 소개팅이 오늘이었다. 아직 8월도 되지 않았는데 날씨가 미쳤는지 너무 더웠다. 성우는 그래도 소개팅이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정장을 빼입고 늦지 않도록 차에 시동을 걸었다.

 

 

뭐야뭐야? 왜 이래?”

 

 

큰 도로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본넷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차도 미쳤나? 곧 이어 연기까지 푸쉭하고 올라오자 성우는 소개팅 가다가 죽을 순 없다는 생각에 재빨리 카센터로 방향을 틀었다.

 

 

수리 맡기셔야 되겠는데요?”

? 얼마나 걸리는데요?”

한 이틀 정도 있다 찾으러 오시면 되겠어요.”

이틀요? 지금 당장은 안되나요?”

.”

 

 

카센터 사장님은 단호박이었다. 터덜거리며 카센터를 나오자 머리 위에서 햇빛이 이글이글 성우를 익힐 기세로 타오르고 있었다. 택시를 탈까? 네이비색 정장 차림의 성우가 약속 장소를 길찾기해보자 도보 13분이라는 결과가 떴다.

 

13분밖에 안 걸린다니까 괜히 택시를 잡기가 민망했다.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지만 길치 옹성우는 이 폭염에 걸어가기로 했고, 길을 잘 못 들었고, 한참을 헤맨 끝에 땀에 쩔고, 잔뜩 지쳐서야 소개팅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마지막에는 늦을까봐 조금 뛰어야 했다.

 

 

헉헉

 

 

약속 시간까지 2분 정도 남은 걸 본 성우가 화장실로 직행해서 휴지로 대충 땀을 닦고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니 아주 뽀송한 강다니엘이 기다리고 있었다. 묘하게 열이 받아서는 총총 자리로 걸어가자 다니엘이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강 다니엘이에요

, 안녕하세요. 옹성우에요.”

 

 

성우와 다니엘 둘 다 간단한 프로필을 받았기에 서로가 누군지 알았지만 형식상 인사를 주고받았다. 탈수 직전이라 느낀 성우는 자리에 앉자마자 물을 쭉 들이켰다. 이만큼 고생해서라도 약속에 절대 늦지 않으려했던 건 오늘 만나자마자 요구할 게 있어서였다.

 

 

다니엘씨.”

 

 

다니엘이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자 성우가 테이블 옆으로 다리 한쪽을 빼더니 바지를 살짝 잡아 당겼다. 성우의 가는 발목이 드러나고 그 안쪽에 적힌 다니엘의 네임이 선명히 보였다. 자기 이름을 확인한 다니엘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서로 시간 낭비하기 싫잖아요. 네임부터 확인하죠.”

 

 

성우가 바짓단을 내리며 말했다. 이제 네 것도 까보라는 분명한 요구였다. 시원하게 네임을 보여줄 것 같았던 다니엘은 우물쭈물하며 겨우 대답했다.

 

 

저는, 저는 안돼요.”

?”

저는 지금 못 보여줘요.”

 

 

성우는 울컥했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미친 듯 더웠던 날씨가, 등 뒤로 쉼 없이 흐르던 땀이 이미 성우의 인내심을 다 갉아먹었던 탓인지 조급한 보상심리가 작용했다.

 

 

왜요?”

 

 

짜증 섞인 목소리에도 다니엘은 얼굴이 발개져서 고개를 떨구고 있을 뿐이었다.

 

 

다니엘씨. 대답 안하시고 네임도 안 보여주실 거면 전 그만 가볼게요.”

 

 

성우가 차갑게 쏘아붙이고 일어서자 다니엘이 손가락 두 개로 성우의 옷깃을 소심하게 잡았다. 다니엘은 성우가 들어오자마자 그의 빛나는 얼굴에 내적 환호를 지르고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맥스를 찍었었다. 이렇게 놓치고 싶지 않았다.

 

 

보여줄 거예요?”

 

 

성우도 초강수를 두려고 일어나긴 했지만 하얀 얼굴에 성격은 귀여워 보이는 다니엘이 맘에 들어서 잡힐 것도 아닌데 잡혀줬다. 엉거주춤 일어난 자세에서 느껴지는 덩치도 성우의 맘을 약하게 했다.

 

 

잠시만, 잠시만 앉아 봐요.”

 

 

다니엘이 여전히 빨간 얼굴로 부탁했기에 성우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다시 앉았다. 더위 먹은 건 난데 쟤는 아까부터 얼굴이 왜 저렇게 빨갛지?

 

 

저도 진짜 보여주고 싶은데…….”

. 보여주세요.”

못 보여줘요.”

그러니까 왜요?”

 

 

성우가 답답해서 뭐라 한 마디 덧붙이려 할 때 다니엘이 거의 울 것처럼 쪼그라들어서 웅얼거렸다.

 

 

뭐라고요?”

……

?”

네임이 고추에 있다구요!”

 

 

주문을 받으러 다가오던 웨이터가 움찔하며 뒤 돌아갔다. 성우 역시 뜻밖의 대답에 당황했지만 물러설 수 없었다. 속은 게 몇 번인데!

 

 

그럼 나중에 방잡죠.”

네에?”

빨리 밥 먹고 가요.”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다니엘이 조금 상처받은 표정으로 뾰루퉁하게 대답했다.

 

 

그런 사람이 뭔데요.”

 

 

성우는 빡침을 가라앉히며 입을 뗐지만 점점 흥분해서 마지막쯤에는 거의 다니엘을 꾸짖었다.

 

 

우리 충분히 어른이죠. 나이가 몇인데. ? 강다니엘씨 당신 7살이에요? 나 서른 두 살이고 당신 서른 하나야! 처음 만나서도 으잉! 모텔 좀 갈 수도 있지! 내가 자쟀어? 확인만 좀 하자고요!”

 

 

성우의 기세에 눌린 건지 다니엘은 반항하는 대신 시무룩해졌고 성우도 흥분한게 민망해서 둘은 묵언수행을 하며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재빨리 계산을 마친 성우가 다니엘을 모텔촌으로 끌어당겼다.

 

 

가요.”

 

 

성우가 말했지만 다니엘은 꿈쩍도 하지 않고 도로에 서서 버텼다.

 

 

“2차 가요!”

?”

내 맨정신으론 절대 못 깐다!”

 

 

산책 나와서 똥고집 부리는 대형견마냥 서서 고개를 홱홱 돌리는 다니엘은 키는 성우와 비슷했지만 덩치 차이가 나서 힘으로 이길 수는 없어보였다. 하는 수 없이 둘은 술집에 가기로 했다.

 

 

제가 좋은 바를 알고 있는데 거기 가죠.”

아뇨. 여기 들어가요.”

 

 

성우가 다니엘을 모퉁이를 돌자마자 나온 전통술집으로 이끌었다.

 

 

제정신에는 못 보여준댔죠? 빨리 가려면 막걸리랑 섞어 마시는 게 최고예요.”

여기 너무 못생겼어요.”

저도 원래는 예쁜 곳 좋아해요.”

 

 

다니엘이 새침하게 불평하는 걸 무시하며 성우는 막걸리 두 병, 복분자 한 병, 소주 세 병을 시켰다. 바에서 천천히 분위기 잡고 취해도 되지 않냐며 옆에서 툴툴거리는 다니엘에 비해 성우는 마음이 급했다. 밥 먹는 동안 몰래 관찰한 결과, 다니엘은 성우의 취향이었다. 도톰한 입술이, 팔랑이는 머리카락이, 핏줄이 드러난 팔이, 널따란 어깨가 모두 옹성우의 취향 저격이었다. 그래서 얼른 네임을 확인하고 마음 놓고 가까워지고 싶었다. 인정하지 않았지만 얼빠인 성우는 사실 벌써 좀 끌리기 시작한터라 일분일초가 아쉬웠다.

 

 

 

 

 

 

그래서 네임을 어떻게 알아써……? 고추에 있는데…….”

 

 

막걸리와 소주와 복분자를 모두 섞어 마신 둘은 단 시간에 취기가 올랐다. 특히 성우는 꽤나 거나하게 취했다. 취기에 힘입어 성우는 아까부터 궁금했던 다니엘이 고추에 있는 네임을 발견한 썰을 물어봤다.

 

 

이거 발견한 지 얼마 안 됐다. 한 삼년 됐나? 노네임인 줄 알고 노네임 동호회에서 여친을 사귀었는데…….”

근데?”

걔가 펠라를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뺨을 때리고 나간기라.”

, 너무해…….”

 

 

성우가 찹쌀떡 같은 표정으로 다니엘을 동정하자 다니엘이 손사래를 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이다. 갸는 내가 사기친 줄 알았나보지. 내도 첨에는 황당해가지고 왜 그러냐고 물었는데 네임이렇게 딱 문자가 와서 알게 됐다.”

우웅, 그랬구나.”

 

 

가게를 나오자 더운 기운이 훅 끼쳤다. 아직 날도 밝아서 알딸딸하게 취한 둘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동네를 한 바퀴 걸었다.

 

 

어우 더워. 그래도 걸어야해.”

왜요?”

술 깨야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확인해야해.”

이런 날씨에는 걷는다고 술 안 깬다.”

 

 

다니엘이 똘똘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너는 왜 걸어?”

내는 그냥 좋아서요.”

 

 

다니엘이 담담하게 대답해서 성우는 가슴이 간질간질했다. 둘은 따끈한 공기를 가르며 산책을 하다가 어둠이 드리워서야 모텔에 들어갔다. 다니엘 말대로 더운 날씨는 술 깨는데 도움이 안됐다. 오히려 더 얼큰하게 취기가 올라온 것 같았다. 비틀거리며 방에 들어선 성우가 에어컨 버튼을 삑삑 거리며 조작했다.

 

 

에어컨 켜지 마요.”

? ?”

술 깬다!”

더워 죽겠는데……. 그럼 얼른 꺼내.”

 

 

성우가 찡찡거리자 다니엘이 쉼호흡을 하며 허리띠를 풀었다.

 

 

내 몬하겠다!”

 

 

허리띠만 풀고 일시정지 상태로 있던 다니엘이 발을 구르며 말했다.

 

 

나만 벗으려니까 너무 부끄럽다.”

 

 

! 성우는 술 취했지만 똑똑한 머리로 자기의 바지를 벗었다.

 

 

됐지? 이제 까봐.”

……내는, 내는 팬티도 벗어야 하는데…….”

 

 

다니엘이 옹알거리며 화장실 문으로 주춤주춤 들어갔다. 성우가 짜증을 내며 와이셔츠 단추를 풀고 금세 셔츠를 벗어 제꼈다. 마른 몸을 드러낸 성우를 다니엘이 의아하게 보자 성우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나 바지랑 셔츠 두 개 벗었으니까 너도 이제 얼른 팬티 벗어!”

그게 무슨 논린데!”

, 팬티 벗는데 논리가 어딨어!”

형아는 셔츠 벗었는데 왜 나는 팬틴데!”

그니까 네임이 왜 고추에 있어!”

억울하다!”

 

 

성우가 장난 아니게 짜증을 낸 통에 다니엘은 결국 브리프를 내렸다. 성우는 명당에 앉아서 그 모습을 주시했다. 드러난 다니엘의 페니스는 땀이 났음에도 향긋한데다 아주 크고, 모양도 좋고, 무엇보다 깨끗했다.

 

 

야씨, 너도 사기냐?”

 

 

잔뜩 열이 뻗친 성우가 에어컨을 켜며 눈을 치켜떴다. 다니엘이 발간 얼굴로 도톰한 입술을 오물거렸다.

 

 

……아래에 써져 있다…….”

 

 

, 펠라 하다가 봤댔지.

 

 

들어 봐.”

안 된다…… 부끄러버가 죽어도 못 든다.”

내가 들 순 없잖아.”

 

 

대답 없는 다니엘을 버려두고 두리번거리며 무언갈 찾던 성우가 나무젓가락을 집어 들고 포장지를 벗기더니 딱 소리 나게 갈랐다.

 

 

뭔데! 명란젓인줄 아나!”

그럼 니가 들어보든가!”

 

 

고추를 가리고 선 다니엘에게 잔뜩 화가 난 성우가 씩씩거리며 나무젓가락을 바닥에 던지더니 침대에 앉아서 다니엘의 고추를 집요하게 들여다봤다.

저 고추에 내 이름이 써져있다고? 공간이 많이 남겠는걸……? 다니엘에 대한 배려는 개나 준채 자신만의 세상에서 고추를 관찰하던 성우의 눈에 u가 보이기 시작했다.

 

 

! 선다!”

크게 말하지 마라…….”

왜 섰어!”

그럼 그렇게 보는 데 안 서나.”

 

 

일어나는 고추에 싱글거리며 웃던 성우가 다니엘에게 알 수 없는 토닥임을 건네고 집중했다.

seongwu.

진하게 새겨진 성우의 네임이 보였다.

 

 

, 진짜 내 이름이 고추에 있어!”

…….”

 

 

다니엘은 수치사 직전의 얼굴이었다. 꼿꼿이 선 자신의 페니스를 이제 어째야 할지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사실상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집에 가면 됐지만 이렇게 세워두고 가는 건 남자 대 남자로 못할 짓이라고 성우는 생각했다. 그리고 단단해지기 시작한 자신의 아래도 조금 신경이 쓰였다.

 

 

다니엘.”

?”

나 여기 침 묻혀 봐도 돼?”

?”

이전에 누가 타투스티커를 붙였었거든.”

…….”

 

 

다니엘은 이왕 보여준 김에, 성우의 확인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한 건지 화장실에 가서 수건에 물을 묻혀왔다. 다니엘이 준 수건을 받아든 성우가 손을 닦더니 수건을 책상 위에 올리자 다니엘의 갈색 눈동자에 의문이 가득해졌다.

 

 

확인은 입으로 하려구.”

 

 

열기가 오른 성우가 잔뜩 놀란 다니엘의 어깨를 살짝 눌렀다.

 

 

누워요. 다니엘씨.”